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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청이명이야기

제목

보청기 아무데서나 하면 안된당께...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0.04.23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399
내용

내가 그랬지

보청기 아무데서나 하지말라꼬...

 

    하루는 쌀쌀하고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화가 잔뜩 난 얼굴로

70대 노인이 찾아오셨다.

사연을 들어보니 노인정에 어떤 사람이 찾아와서 보청기를 싸게 살수 있는 곳을 소개해줄테니 저만 따라오시라고해서 순간적으로 나도 모르게 따라갔다가 결국 보청기를 사게 되었단다.

그런데 막상 보청기를 하고보니 너무 불편해서 3일도 못꼈고 다시 찾아가서 반품해달랬더니 반품도 안해주고 차일피일 미루더니 문닫고 사라졌다며 죽일놈들이라고 욕을 해댔다.

알고보니 노인정에서 당한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는데 창피해서 말도 못하고 보청기도 안끼고 그냥 지낸다는 것이었다.

그러더니 문득 얼마전 고향으로 내려간 친구의 말이 생각났다고 했다.

"내 경험상 보청기는 아무데서나 하면 반드시 댓가를 치르게 됭께 조심하드라고..."

그땐 그게 무슨 소린지 몰라 그냥 흘려 들었는데 이런 뜨내기들이 많고 엉터리로 무자격자들이 경험도없고 전문지식도 없이 가게를 차려놓고 영업을 해서 피해를 입는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것이다.​

무조건 책임지겠다, 잘 들리게 해주겠다, 싸게 해주겠다는 식으로 유혹해서 당하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이제와서 다시 보청기를 하자니 이 나이에 돈도 없고 민망해서 자식들한테 손도 못 벌리겠고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며 하소연을 했다.

딱한 마음이 들어 어느정도 들을 수 있도록 교정은 해드렸으나 만족할만한  수준으로는 초기세팅부터 잘못되어 불가능했다.

보청기는 초기에 정확한 청력검사를 토대로 그 분의 난청정도에 맞게 적합해서 착용해야하는데 보청기의 출력이 너무 약해서 많은 부분을 못듣고 살아야하는 안타까움을 감수하며 지내야한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무거워졌다.

하루 빨리 돈벌이에 눈이 어두운 상인들이 가뜩이나 귀가 안들려 불편하고 힘들게 ​사는 난청인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 사라지길 바랄뿐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아직도 노인뿐만 아니라 젊은 층에서도 보청기를 아무데서나 싼곳만 찾아다니다가 경제적 손실과 정신적 스트레스로 시달리다가 뒤 늦게 후회하며 찾아오고 있다는 것이다.​

더 안타까운 사실은 이들은 보청기착용에 대해 이미 실패와 불만족을 경험하였기 때문에 불신과 부정적인 이미지로 충만하여 다시 보청기를 착용할때는 재활과정이 매우 길고 적응이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신뢰는 한번 무너지면 회복은 몇배의 노력으로도 부족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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